6월 13일 화요일 전자회로 시험이 끝났다.
날이 너무 좋았다.
자전거 타고 한강 가고 싶었지만 다음날 두 개의 시험 생각에 참았다.
대신 친한 언니랑 걸어서 용산역까지 가기로 했다.
남영역에서 용산역 가는 길은 생각보다 복잡하다.
먼저 1호선 철도를 내 왼쪽 옆구리에 끼고 용산역 방향으로 걸어간다.

걸어가다 보면 막다른 길을 마주한다. 길이 끊긴 그 지점에서 육교 위로 올라가면 된다.

역시나 날이 좋았다. 사진으로 느껴질까?
바람은 살랑 불고 그늘은 시원하고 땀은 날랑말랑하지만 땀은 안나는 그런 날이었다.
이렇게 날이 좋을 때면 나는 꼭 내가 태초의 지구에 온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.
아무런 오염도 없고 깨끗한 이 세상은 원래 이런 모습이었을까
점점 n이 되어가나..ㅎ
육교를 지나면 이런 곳이 나온다.

이촌동 같았다.
깔끔하고 정돈되고 서울이지만 고요한 동네.
이 동네를 가로질러 큰길로 나아가 우회전하면 곧 삼각지역이 나온다.
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만큼 걸어가다 보면 신용산역이 나온다.
지도를 보며 목적지를 찾아가는 것이 여행 같았다.
나는 이런 여행 같은 일상도 좋다. 하루를 마치고 기분 좋은 바람과 익숙하지만 낯선 동네를 탐방하기.
힘들어도 그 끝은 찾아오고 좋은 순간도 언젠가 끝난다는 걸 다시 알게 되는 순간.
나는 왜 살아가는가 라는 인간적 삶에 대한 원초적 물음에 매일 조금씩 답을 찾아간다.
많은 걸 잃고 또 얻어가는 과정에서 하나하나 의미를 찾아가며 살다 보면 마지막 삶의 끝에서 나는 어쩌면 후회없이 떠날 수 있을 거야
'일상' 카테고리의 다른 글
2025.01.10 금 (1) | 2025.01.10 |
---|---|
2025.01.02 목 (3) | 2025.01.03 |
2024.12.20 금 (3) | 2024.12.20 |
건희랑 한 소개팅!!! (1) | 2024.12.12 |
2023.09.15 (0) | 2023.09.15 |
댓글